[컬럼] 인간형 로봇 (humanoid robot) -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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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로보맨 댓글 0건 조회 23,787회 작성일 09-06-24 16:30본문
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지난번 지능형로봇에 대한 컬럼은 글을 쓰면서 로봇의 의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된 계기가 되었다. 그런와중에 웹 검색중에 로봇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은 글을 발견하게 되어 이번 컬럼에 올리기로 결정했다. 본문은 영국 Reading 대학, Cybernetics과 Kevin Warwick 의 [ March of Machines] 의 일부분을 발췌한 것으로, 아직 원서는 보지 못했으나, 기회가 되면 구해볼 생각이다. 본문의 내용이 길어 1,2편으로 나누어 실어본다.
인간형 로봇 (humanoid robot) 1편
사람들은 오랫동안 인간형 로봇 (humanoid robot) 을 개발하고자 갈망했는데, 그러한 로봇은 신화나 소설 속에서 자주 등장하였다. 여기서 나오는 로봇은 볼 수도 있고, 움직일 수도 있으며 약간 멍청한 인간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요즘은 현실성을 중시하는 경향에 따라 로봇에 대해서도 새로운 개념이 생겨났으며, 그 개념은 세계의 많은 생산라인에서 사용중인 로봇팔 기구부로 표현이 되고 있다. 이 로봇들은 특정한 작업을 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그 작업을 반복 수행한다. 이 로봇은 무엇을 시켜야 할지 정확히 아는 인간에 의해 프로그래밍되고, 고장이 나지 않는 한 인간에 의해 제어된다.
생산라인 로봇은 이상적인 인간형 로봇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 로봇은 인간의 기구나 연장에 지나지 않는다. 이 로봇은 인간보다 강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주어진 작업을 하루 종일 반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바로 이 점이 동일한 작업을 하는 인간에 비해 장점으로 여겨지는 부분이다. 인간은 제한된 시간에 주어진 작업을 반복적으로 하게 되면 종종 실수를 저지르며 주말에는 성능 저하가 일어나기도 한다.
이전에 인간이 했던 작업들이 요즘에는 로봇 팔 기구부에 의해 많이 수행되고 있다. 기계 고장 처리나 의사 결정을 제외한 작업이 완벽하게 로봇에 의해서 자동화되어 가고 있다. 작업 기구를 구입하고 설치하는 데 드는 초기 비용은 비싸지만, 인간을 고용했다면 들어가야 할 비용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2~3년 후면 초기 비용을 보상할 수가 있다. 인간은 알맞은 온도와 조도와 같은 작업 환경과 구내 매점과 같은 편의 시설을 요구하지만 로봇에게는 필요 없는 것들이다. 제혁소에서 동물 생가죽을 다루거나 핵 반응기에서 하는 작업은 인간에게 불쾌감을 주거나 위험한 일이다.
되도록이면 로봇 기구를 사용하는 것이 더 좋은 이유는, 로봇을 사용할 경우 작업 환경이 문제되지 않는다는 것보다 사람들이 열악한 작업 환경일 경우 이를 보상받기 위해 더 높은 급료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물론 오늘날 산업용 로봇만큼 폭넓게 사용되지는 않더라도 다른 형태의 로봇도 존재한다. 한 예로 장난감 로봇이나 딩봇 (Dingbot) 과 같은 인형 로봇을 들 수 있다. 이 로봇은 몇 인치 안 되는 크기의 장난꾸러기 로봇으로 바퀴를 이용해 이곳 저곳을 충돌하며 돌아다닌다. 벽에 부딪칠 경우, 방향을 바꾸면서 로봇 특유의 소리를 낸다. 눈은 주기적으로 깜박이고, 손을 이용해서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도 있다. 한편, 옴니 2000 (Omnibot 2000) 이라는 로봇은 음료수나 식품과 같은 가벼운 물건들을 운반할 수 있는데, 장난감 로봇과 가정용 로봇의 중간 정도에 해당한다.
가정용 로봇은 다리나 바퀴를 이용해서 이리저리 움직일 수 있고, 손과 눈을 가지고 집안의 잡일을 수행하도록 설계되었다. 실제로 로봇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많은 유용한 기계들이 부엌일과 같은 가사를 수행하고 있다. 옷을 세탁하는 기계, 접시를 닦는 기계, 요리를 하는 기계 등은 집안에서 편리하게 사용되지만 가정용 로봇은 아니다.
이 밖에 다른 형태의 로봇들도 존재하지만, 위의 예에 비하면 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폭발물 제거 로봇처럼 위험한 환경하에서 원격으로 조정되는 로봇도 있고, 운송 로봇도 있다. 자동차나 기차 등은 인간의 직접적인 조정에 의하여 제어되기 때문에 로봇은 아니지만 만약 자동차가 스스로 하얀 선을 따라간다면, 이 경우에는 어느 정도 로봇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폭탄 제거 로봇도 자동차처럼 인간에 의해서 제어되지만 원격 조정이라는 점에서 로봇으로 불린다. 무엇이 로봇이고 무엇이 로봇이 아닌지에 대해서는 다소 낯선 정의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로봇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과는 상관없이 이 책에서는 기계 전반에 대해 다루어볼 생각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로봇과 같은 기계가 있으며, 대부분은 전자회로가 내장된 컴퓨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더 큰 힘을 내도록 공기나 물, 기름과 같은 물질들을 사용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크레인이나 큰 전력 장치가 장착된 사다리는 기계인 것은 분명한데, 로봇이 될 수 있는지 없는지에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점은 크레인이나 폭탄 제거 로봇, 자동 세탁기, 기차 등은 모두 인간처럼 보이지도, 인간처럼 행동하지도 않는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이러한 기계들은 어떤 특별한 작업을 수행해서 인간을 돕는 것이지, 인간 자체를 전부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인간처럼 보이고, 인간처럼 행동하는 로봇의 역할은 무엇인가?
인간은 자신의 몸의 일부를 기계로 대체하여 사용하고 있다. 인간의 많은 기관과 뼈, 관절들이 기계로 대체되어 사용될 수 있다. 엉덩이 관절 교체와 같은 것은 매우 보편화된 수술이며, 지금은 인공 심장 이식 수술이 도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인공 신장과 다리와 함께 인공 폐도 수년 동안 널리 사용되어 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인공 두뇌는 개발되어 있지 않지만 그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인간의 작업을 대신하는 기계는 인간보다 더 효과적으로 일을 할 뿐이지, 인간과 유사하지는 않을 거라는 점이다. 인간이 오랜 세월 동안 어떤 한 가지 일을 계속해서 수행해 왔다고 해서 인간이 그 일만큼은 가장 잘 수행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인간은 다재다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다른 관점으로 보면 오히려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인간은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다. 반면에 기계는 특별히 설정된 작업만을 수행한다. 그러므로 인간이 하고 있는 모든 일들은 각각의 작업에 알맞도록 설계된 기계들에 의하여 더 잘 수행될 수 있다. 그러나 기계를 사용하려면 기계가 개입되도록 작업 자체를 약간 수정할 필요가 있다. 세탁기가 등장하기 전에 인간은 세탁기와는 다른 방법으로 옷을 빨았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인간이 하는 일이 기계 입장에서는 매우 어려운 일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경우는 인간이 일을 수행하는 방법을 직접적으로 기계에 적용하려 할 때 생긴다. 예를 들어 영국의 편지 배달을 생각해 보자. 이곳에서는 가정집 문에 붙은 우편함에 편지를 직접 넣는 방식으로 배달을 한다. 만약 이 일을 기계가 한다면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일은 단순히 편지 봉투를 우편함 안에 넣는 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물체와 충돌하지 않으면서 알맞은 경로를 따라 주소에 맞는 집의 문 앞까지 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작업도 기계에 알맞게 수정될 수 있다. 미국에서 일반화되어 있는 것처럼 우편함을 거리 쪽으로 설치한다면 전반적인 작업을 좀더 단순화시킬 수 있다. 특히 우편함에 독특한 표시를 하면, 로봇의 우편 배달 작업을 하나의 실제적인 문제로 바꿀 수 있다. 그 다음에 남은 문제는 로봇의 작업에 인간들이 얼마나 빨리 적응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인간이 전달하든 로봇이 전달하든, 우편 배달 작업은 뒤쳐진 과거의 방법이다. 손으로 직접 쓰거나 타이핑한 편지가 오랫동안 널리 사용되었지만 요즘은 전자 메일로 상당히 대체되고 있다. 이처럼 컴퓨터를 이용한 메시지 전달 방법은 궁극적으로 우편 배달의 필요성 여부라는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전자 메일을 이용하면, 모든 메시지들은 네트워크를 통하여 한 쪽의 컴퓨터에서 다른 쪽의 컴퓨터로 전송된다. 그러한 상황에서는 우편함도 우편 배달도 물체 충돌도 없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로봇이 인간을 대신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생각도 의미없게 된다. 지금은 이전의 방법들을 뒤에 남겨둔 채 기술적 기반이 전체적으로 이동하는 시기이다.
인간은 특별한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다는 주장들이 있다. 인간은 전자적, 화학적, 공압적, 유압적인 기능이 있는 생명체이다. 어떠한 로봇이나 기계도 인간과 동일하게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인간은 인간 외의 그 무엇보다 더 지능적이며, 물리적으로는 걷고, 달리고, 손을 움직이는 일처럼 기계가 따라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다. 정신적 측면에 대한 비교는 이후의 장 (章) 에서 심도 있게 다룰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기계가 물리적으로 인간의 움직임과 동작에 얼마나 가까운가 하는 문제만 고려하도록 하자.
헐 대학 (Hull Univ.) 의 한 연구소에서 인공 근육이 개발되었다. 이 인공 근육은 화학 성분의 영향에 따라 중합체가 수축과 확장을 하도록 만들어졌다. 이러한 방식으로 인간의 쥐는 힘과 비슷한 힘이 인공 근육에 생기도록 하였다. 일본의 한 연구소는 화학 성분이 아닌 전기를 이용하여 비슷한 연구를 하고 있다. 두 연구소 모두 근육의 각 부분이 제대로 움직이도록 자극 신호를 근육에 보내고 있다.
인간의 손 구조는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인공적으로 복제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단지 두 손가락만을 이용해서 집는 기능을 모방한 장치를 개발하는 일은 상대적으로 쉽다. 물론 이러한 단순한 기능을 구현하려 해도 물체에 가할 힘을 측정하는 센서를 부착해야 하고, 게다가 물체를 집는 기능까지 추가하려면 손가락 수도 더 늘려야 한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이전의 문제는 더욱 복잡하고 어렵게 되어 버린다.
요즘의 로봇 팔에 장착된 기계 손은 일반적으로 두 개의 집게손가락을 가지고 있으며, 특별한 작업을 위해 움켜잡는 기능까지 수행할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기억할 만한 점은 실제로 많은 작업들이 꼭 인간 손과 같은 형태가 필요한 것은 아니며, 인간 손의 형태를 가진다고 좋은 성능을 얻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유리컵을 들어올리는 작업을 생각할 때, 여기서 필요한 것은 물건을 들어올리기 위한 빨판과 막대 정도면 되는데, 이 경우에는 인간 손 모양과 유사하지 않더라도 원하는 목적을 수행할 수 있다. 인간도 손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경우에는 수푼이나 나이프, 낚싯대, 테니스 라켓 등과 같은 다양한 도구나 장치를 사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많은 연구원들이 인간 손을 모방한 로봇 손을 개발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의 쿠오 대학 (Chuo Univ.) 에서는 다섯 개의 손가락과 384개의 센서를 이용해서 접촉하고 있는 물체의 크기와 형태 등을 파악할 수 있는 XI 라고 하는 로봇 손 모델을 개발하였다. 많은 다른 로봇 손들처럼 XI 도 로봇 팔에 직접 연결되지 않은 독립형이다.
유리컵을 이동시킬 때 빨판을 이용하는 것은 물체를 잡을 때 붙드는 힘이 꽤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이다. 인간은 손을 사용하여 물체의 크기와 형태, 표면을 파악하고 미끄러짐을 감지하며 물체에 가하는 힘의 양을 조절한다. 인간은 손을 이용해서 돈을 지불할 수 있으며, 노크도 할 수 있고,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고, 뜨개질도 할 수 있다. 물론 미끄러운 것도, 딱딱한 것도, 액체와 같은 물체도 다룰 수 있다. 이와 같이 인간의 손은 다재다능하게 다양한 일을 처리할 수 있다. 따라서 이처럼 많은 기능을 인공 손으로 구현하는 일은 어려운 작업일 수밖에 없다.
몇 개의 인공 손가락들은 동작이 지나치게 복잡하지 않도록 만들어졌는데, 각 부분들은 미리 프로그램된 한계 내에서 손쉽게 제어될 수 있다. 손가락 끝은 쥐려는 물체에 손상을 가하지 않도록 스펀지를 붙이거나, 미끄러짐을 방지하기 위해 마찰력이 큰 물질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손가락들은 무수히 많은 방법으로 물체를 쥘 수 있는데, 그 중 한 가지가 영국의 임페리얼 대학 (Imperial College) 에서 개발한 옴니그리퍼 (Omnigripper) 에 의하여 구현되었다. 옴니그리퍼의 각 손가락에는 여러 개의 핀들이 있는데, 물체를 쥘 때 각 핀들은 독립적으로 동작해서 물체의 형태에 대한 정보를 얻어서 물체의 형상을 만든다. 작은 알갱이 같은 센서들이 많이 붙은 로봇 손도 비슷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물체를 쥐기 전에는 알갱이처럼 생긴 센서들이 느슨한 형태를 취하지만 물체를 쥐면 조밀하게 구성된다.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들은 전자기학 원리를 이용하고 있다.
인간의 손과 유사한 동작을 하려면, 로봇 손은 여러 개의 손가락과 함께 유연성과 기민함 같은 성질도 가져야 한다. 인간은 손을 사용할 때는 작업에 알맞은 손 모양을 선택하고, 그 작업에 앞서 손이 직면할 상황을 미리 예측해 작업을 수행하는 도중에도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므로 손의 기구적인 특성 뿐만 아니라 손을 제어하는 방법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오늘날에는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여러 개의 손가락을 가진 로봇 손들이 많이 개발되었다. 예를 들면 Utah/MIT hand, Belgrade/USC hand, JPL/Stanford hand, Reading University CybHand 와 같은 것들이 있다.
이러한 로봇 손들은 단순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아닌 실제 로봇 손이며, 모두 개별적인 특성들을 가지고 있다. Utah/MIT hand 는 가장 널리 알려진 것으로서 똑같은 모양을 한 손가락 세 개와 엄지 하나로 널리 알려진 것으로서 똑같은 모양을 한 손가락 세 개와 엄지 하나로 구성되어 있다. 각 손가락들은 모두 네 개의 마디로 되어 있다. 인간의 힘줄에 해당하는 전선을 통해서 각 연결 부위가 움직이고, 중앙 연산장치를 통해서 전체적인 손가락 제어가 이루어진다.
Belgrade/USC hand 는 세 개의 마디로 이루어진 손가락 네 개와 짧고 굵은 엄지로 구성되어 있고, 손가락 두 개에 한 개 꼴로 모터가 장착되어 있다(엄지 손가락은 한 개의 모터로 구동된다). 손을 제어하는 많은 기능들은 손의 여러 부분에 걸쳐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지능적으로 동작할 수 있는데, 그것은 이 손이 접촉, 압력, 미끄러짐을 감지할 수 있는 여러 개의 센서를 사용하여 손에서 필요한 위치로 제어 명령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새 버전이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손가락 마다 한 개의 구동 모터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CybHand 는 Utah/MIT hand 처럼 네 개의 손가락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손가락은 모터에 의하여 직접적으로 제어되는 세 개의 마디로 이루어졌다. 개발된 로봇 손은 물체를 집을 수 있으며, 손가락은 물체에 가해지는 압력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물체들을 잡아서 지탱할 수가 있다. 어느 날 신문 기자가 로봇 손에 관한 기사에 필요한 사진을 찍으러 온 적이 있었다. 로봇 손은 처음에 펜과 스펀지 등을 쥐고 움직일 때는 문제가 없었지만 찻잔을 쥐려고 하다가 그만 바닥에 떨어뜨려 결국 좋은 사건거리가 되고 말았다!
기계로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이러한 로봇 손은 여러 면에서 인간의 손과 유사한데, 특히 움직임이 비슷하다. 또한 각각의 마디를 움직이는 전선들은 근육과 흡사하며 독립적으로 제어가 가능하다. 그러므로 기계 손에 직면한 많은 문제들은 인간 손을 더 잘 관찰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로봇 손과 인간의 손을 실제 동작의 관점에서 비교해 본다면 상당한 차이가 있다. 손이 동작하려면 매우 복잡하고 세부적인 물리적, 수학적 모델이 필요하다. 그러면 각 손가락 마디를 독립적으로 제어하는 것이 적절할까? 여러분의 손가락 마디 중 하나만 움직여 보아라. 쉽게 할 수 없을 것이다. 손은 제한된 수의 작업만 수행할 수 있으며, 제어하기에 어려울 정도로 복잡한 수식 관계를 가지고 있다. Utah/MIT hand 는 드라이버를 쉽게 집을 수 없고, CybHand 는 컵을 집을 수 없다.
로봇 팔의 외부 표면에 사용되는 물질도 인간의 피부만큼 유용하지도 강인하지도 않다. 감지 센서는 보통 로봇 손가락의 끝과 같은 특별한 곳에 부착되어 있다. 하지만 로봇 손이 인간이 처리하는 여러 일들을 수행하도록 많은 추가 센서를 설치하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다.
인간 손의 구성과 동작을 모방한다는 점에서 로봇 손은 인간 손만큼 다재다능하기는커녕 제어하기도 벅차다. 이러한 사실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인간의 손과 비교될 수 있는 인공 손이 등장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지나야 함을 의미한다. 불행하게도 가까운 미래에도 역시 절단된 손 대신에 널리 쓰이고 있는 갈고리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인간의 손과 유사한 인공 손을 대신 사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인간이 손을 어떻게 제어하는지를 잠시 살펴보자. 인간은 과연 물건을 집으려고 할 때 계획적으로 움직이며, 수많은 수학적이며 물리학적인 방정식을 사용하고 있는가? 확실히 그렇지 않다. 또한 인간은 물체를 잡고, 들어올리기 위해서 물체에 관한 광범위한 수식적 분석을 바탕으로 가해야 할 힘을 결정하는가? 물론 인간은 물건을 쥐기 전에 얼마만큼의 힘을 가해야 하는가를 예상하는 편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은 확실히 이전에 다루었던 유사한 물체들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지 수식적 분석에 의한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인간의 손과 동일한 방법으로 인공 손을 제어하려고 할 때, 수학적 분석을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로봇 손을 인간의 손과 유사한 방법으로 제어하려 하지만, 인간의 손만큼 다양한 물건을 다루는 데는 많은 제약이 있다. 그러나 과연 로봇 손이 다양한 물건을 모두 다뤄야 할 필요가 있을까? 로봇은 로봇일 뿐 인간이 아니다.
잠시 눈을 감아 보자. 눈을 감고 책을 본다는 것은 물론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번에는 팔을 당신 쪽으로 이동시켜 보자. 당신은 어떻게 임의의 시간에 팔의 위치를 알 수 있었나? 당신은 신경조직을 통해서 팔의 위치를 알 수 있었고, 근육의 수축 정도와 관절 (팔목, 팔꿈치, 어깨) 의 움직인 정도를 통해서 대략적인 팔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눈을 뜬 상태에서는 신경조직에 의한 정보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정보도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팔을 더 정확하게 이동시킬 수 있다.
팔을 당신 쪽으로 움직였을 때, 팔이 지면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알 수 있겠는가? 팔꿈치 관절의 각은 정확히 얼마인가? 지금 팔을 움직여 보아라. 얼마나 빨리 움직일 수 있는가? 매우 복잡한 최신형 측정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 한 정확한 측정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로봇 팔의 경우에는 이러한 값들이 정확하게 측정된다. 로봇 팔은 일반적으로 팔의 위치를 내부의 신경조직에 의하여 느끼는 것이 아니며,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시각 정보로 얻는 것도 아니다. 이보다는 다양하게 측정된 값을 수식적으로 계산해서 정확한 위치를 알아낸다. 로봇 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로봇 팔도 인간의 팔과는 달리 많은 수식적 분석에 의하여 제어된다.
인간은 자신의 팔을 어떠한 방법에 의해 움직일까? 그것은 인간의 본능과 유전자 프로그램, 그리고 어릴 적 경험을 통해 얻어진 학습의 종합적 결합에 의한 것이 아닐까? 그러나 인간은 하나의 팔 뿐만 아니라 두 개의 팔도 여러 가지 다양한 형태로 움직일 수 있다. 공동 작업이 필요한 일에서 인간은 손과 팔을 동시에 움직이는 방법을 매우 빠르게 배운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운전하는 일이 있다. 인간은 한 손으로는 물체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 물체에 작업을 가할 수도 있다. 손의 공동 작업이 필요한 일은 매우 어려울 수 있다. 또 하나 공으로 묘기를 부리는 재주는 배우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며, 많은 사람들은 전혀 배우지도 못한다. 그러나 이러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기까지는 정신적인 변화만 있을 뿐 육체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팔 하나만 제어하는 것도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두 팔을 상호 협력하도록 제어하는 일은 비록 두 팔의 배치를 특별한 작업에 알맞도록 설계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훨씬 어려운 문제이다. 유연성과 학습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모든 작업은 사전에 파악되어 로봇 팔에 미리 프로그램될 수도 있다. 한 예로, 1970년대에 스터링 디트로이트 사 (Sterling Detroit Co.) 는 철을 주조하는 로봇을 제작하였다. 철 주조 작업은 고열 때문에 인간이 작업하기에는 바람직하지 않아 이 일을 시키려면 많은 월급을 줘야 했다. 그래서 경영자 측에서는 두 팔을 가진 로봇을 개발해 필요한 모든 일을 하도록 했다.
독일의 산업용 로봇 제조 회사인 쿠카 (KUKA) 는 다양한 종류의 로봇들을 많이 개발해 왓다. 용접 로봇처럼 네 개의 팔이 동시에 작업을 하는 로봇들도 있다. 네 개의 로봇 팔을 사용하면 생산 시간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용도 절약된다. 용접 작업 동안 팔들이 서로 가깝게 움직이기 때문에 부딪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는 전체 작업이 사전에 프로그램되기 때문에 쉽게 해결될 수 있다.
여러 사람들이 작업을 할 때 여러 개의 팔을 동시에 쓰는 경우가 로봇의 경우보다 통제하기가 훨씬 어렵다는 사실은 재미있는 일이다. 여러 사람이 동원되므로, 이때 문제는 단순히 팔의 제어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에 대한 제어 문제가 된다.
로봇 팔들을 협동 작업시킬 때에는 팔들간의 충돌을 방지해야 한다. 로봇 팔은 인간의 팔만큼 강인하지 못하다. 팔들간의 충돌을 막으려면 각각의 제어기는 자신의 팔의 위치 뿐만 아니라 다른 팔들의 위치도 알아야 하며, 다음 동작으로 넘어갈 때마다 다른 팔들과 충돌하지 않도록 제어되어야 한다. 두 팔의 경우는 상대 팔의 위치와 동작만을 체크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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