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로봇 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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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로보맨 작성일 09-06-24 19:35 조회 20,619 댓글 0본문
해커들의 종횡무진한 활약을 담은 영화나 소설을 종종볼 수 있다. 스파이영화나 범죄영화치고 컴퓨터를 이용해 암호를 풀거나 은행계좌를 터는 장면 한두개가 안들어간 것이 없을 정도다. 20세기말에서 21세기를 거치면서 인간은 컴퓨터를 만들었고, 컴퓨터는 인간의 생활에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바이러스 대란
전세계가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이시대, 작게는 개인정보에서 부터 크게는 국가의 기간망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데이터를 보완하는데에 온 힘을 들이고 있는 상태다. 지난 2003년 1월 컴퓨터 대란을 겪으면서 우리는 이러한 체험을 부분적으로 할 수 있었다. 게임유저들이야 ADSL이 불통되는 몇시간만 참으면 되지만, 각종 금융, 행정전산망이나 군사, 보안시설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국가의 시스템이 잠시 스톱되는 무방비의 상태를 맛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컴퓨터에 의한 대란은 주로 바이러스와 해킹에 의해서 벌어진다. 바이러스는 광법위한 목표물을 향해 급속한 번식력으로 감염된 컴퓨터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반면, 해킹은 특정한 목표물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보안상태를 해체시키거나 정보유출, 기능의 이상을 초래하는 국부적인 공격이라고 할 수 있다. 얼마전 TV의 다큐멘터리에서 다룬 해커특집에서, 해커계의 전설적 인물들이 등장해 인터뷰한 내용에는 '진정한 해커들은 역설적으로 시스템의 보안을 견고히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해커에 의한 해킹보다는 크래킹이 더욱 무서운 범죄행위라 말을 했다.
일반인들은 해킹과 크래킹을 명확히 구분해서 사용하지 않지만 이 두 용어는 엄연히 다른 어원과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해킹의 어원은 MIT공과대학의 한 컴퓨터 동아리 학생들이 몰래 컴퓨터에 접근, 어려운 문제점을 해결해낸 행위를 일컫는 말로 처음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렇듯 해킹은 비록 합법적인 절차를 거치지는 않았지만 보다 발전적인 결과를 산출하는 행위 혹은 자신의 실력을 자랑하기 위한 장난 정도를 가리키는 말로 주로 사용된다.
이에 비해 크래킹은 해킹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후부터 발생하기 시작했다. 불법적으로 변질된 해킹을 가리키는 크래킹은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전산망에 침투해 정보를 훔치거나 시스템을 악의적으로 파괴하는 행위를 말한다.
해킹과 크래킹은 그 의도가 다른 만큼 결과도 다르다. 악의적이거나 무절제한 해킹을 제외한 건전한 의미의 해킹은 일종의 언더그라운드 활동으로 볼 수도 있다. 시스템을 장악하고 있는 오버그라운드를 향해 자기들 나름의 방식으로 도전하는 언더그라운드. 즉 해커들의 활동은 컴퓨터 기술 발전을 위한 자극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초의 해킹 사건은 당시 수만 달러를 들여 짠 프로그램보다 훨씬 정교하고 효율적인 프로그램을 완성시켰고, 유닉스(Unix)의 탄생 역시 두 명의 해커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단순히 자신의 실력을 자랑하기 위한 해킹조차도 보안 시스템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예외일 수 없다. 특히 최근 이루어지고 있는 ‘정보의 공유와 개방’이라는 순수한 이상을 가진 해커들의 활동은 정보의 대중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그러나 범죄를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도를 넘어서 시스템에 해악을 끼친다면 크래킹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로봇해킹
내용이야 어찌되었건, 바이러스, 해킹, 크래킹에 의한 대란은 인간의 생활을 불편하게 만든다. 컴퓨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불의의 사태가 발생되었을시, 인간의 생활은 큰혼란과 불편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심할경우에는 인간의 생명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도로의 신호체계가 갑자기 엉킨다거나, 놀이시설물이 제어가 안된다거나하는 여러가지들의 경우에 사람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로봇의 해킹은 어떨까? 로봇의 경우 기본적인 내부처리 시스템은 컴퓨터와 다름이 없다. 따라서 로봇이 해킹이나 크래킹에 의해 오동작 또는 인간에게 위협적인 상황을 연출할 수 있지 않을까? 한가지 생각해 볼 문제는 앞으로 다가올 로봇과 인간이 공존할 미래에 벌어질 로봇에 대한 바이러스, 해킹, 크래킹의 결과는 컴퓨터에 의한 것과 비교했을때 훨씬 더 큰 파괴력을 지녔을 것이라는 점이다.
컴퓨터의 대란이야 잠시 불편할 뿐이지만, 만약 팔다리가진 로봇이 크래킹을 당해 무기를 장착하고 대로를 활보한다면? 자동화기로 무장된 수만대의 아시모가 도시를 점령하려 한다면? 로봇의 경우에는 탁상용 컴퓨터와는 달리, 보행,주행 등 자체 이동이 가능하고 원격제어가 가능하며, 각종무기의 탈부착이 가능하므로 인간에 대한 위협도가 컴퓨터의 경우와는 차원이 틀린다. 근 미래에 1가구 1로봇의 사용이 보편화 될 무렵에는 분명 또다른 문제들이 양산될 것이다.
로봇해킹 이야기
영화, 소설, 애니메이션 등에 나타난 로봇의 해킹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가지가 있다. 최근에 출시된 터미네이터3 의 경우도, 컴퓨터 바이러스에 의해 기계가 인간을 공격해서 인류가 멸망에 이르게 된다는 이야기이고, 매트릭스도 마찬가지이다. 스니커즈(1992), 해커즈(1995), 네트(1995), 스워드 피쉬(2001) 등은 해커영화의 계보라 할 수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인 공각기동대(Ghost in the shell)의 경우도 인터넷속에 살아있는 지능프로그램이 인터넷과 로봇을 넘나들며, 자신의 의지대로 테러와 같은 계획을 진행하고 있으며, 때로는 사이보그화된 인간의 의식을 완전히 지배하기도 한다.
매체에 나타난 해킹은 분명 시기적으로 훗날의 이야기이지만, 생활로봇이 막 활성화되고 있는 요즘, 정말로 그런일이 발생하였다. 주인공은 소니의 엔터테인먼트 애완용 강아지 로봇인 아이보. 아이보를 접해보지 않으신 분들은 잘 모르겠지만, 아이보를 구입한 주인들은 다양한 아이보의 동작과 재미를 위해서 여러개의 소프트웨어를 따로 구입해야만 한다. 휴대형 비디오 게임기인 게임보이와 소프트웨어를 담은 게임기 팩을 생각하면 잘 이해가 될 것이다. 그런데 그 소프트웨어의 가격이 무시못할 가격이다. 일, 이십만원에 가까운 소프트웨어를 여러개 구입한다는 것은 일반인들로는 경제적인 부담이 느낄 수 밖에는 없다.
http://www.aibohack.com
이러한 상황에서 인터넷 사이트인 아이보핵 http://www.aibohack.com 에서는 아이보 소프트웨어의 코드변경을 통해 무료로 자유롭게 다운로드 받아서 쓸수 있는 아이보 범용 프로그램을 사용자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99년 처음 등장한 아이보는 32비트 프로세서와 32MB의 메모리를 갖추고 있으며, 다양한 감각을 구현하기 위한 촉감 센서·컬러카메라·스테레오 마이크로폰·신서사이저·자이로스코프·적외선송수신기 등을 내장하고 있다. 또한 학습능력이 있어 사람의 말이나 행동에 상호작용하며, 응용 프로그램을 입력하면 새로운 동작을 가르칠 수도 있다. 아이보핵에서 제공하는 아이보웨어는 아이보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거의 100% 구현할 수 있게해준다. 그것도 공짜로~
소니는 개인들의 프로그램 변경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아이보핵의 운영자에게 이를 중단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홈페이지의 운영자는 홈페이지에 '프로그램 구매자들은 자신의 소유물을 수정할 권리를 갖고 있다는 것이 내 신념' 이라 밝혀 앞으로도 사이트는 계속적으로 운영될 것이라 생각된다.
사이트 리뷰
아이보핵은 아이보를 가진 유저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웃고 즐길만 하다. 사이트 전체를 통해 재미와 위트가 넘쳐나고 기술적인 능수능란함에 감탄이 절로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사이트가 재밌는 이유를 살펴보자.
:: 능수능란한 기술
아이보핵 홈페이지 안에있는 아이보들의 운명은 한마디로 복날의 강아지 신세이다. 뭐하나 온전한 아이보는 없다. 기종을 넘나드는 조합(예를들어 220의 머리에 210바디등)과 프리웨어를 사용한 동작의 연출은 운영자의 기술력을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 위트와 재미
아이보핵을 보고 있노라면 우선 아이보들의 댓수에 할 말이 없다. 한대만 있어도 좋겠다 싶은 아이보 수마리가 떼로나와서 우스깡스러운 모양으로 제각각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이보 동영상 또한 걸작이다. 자신보다 큰개를 아작낸다거나, 뒷다리 밀어내기로 멀쩡한 아이보를 떨어뜨린다거나.. 꼭 둘러버기 바란다.
:: 다른로봇도 예외는 없다.
아이보핵 사이트에서 다뤄지는 프로그램의 변질은 꼭 아이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다른 완구용 로봇들도 예외는 아니다. 다만, 완성도에 있어서 아직까지 아이보에 필적한 만한 것이 없기에 메인메뉴가 아이보가 아닌가 싶다.
후기
소프트웨어 제작사 입장에서 불법복제의 문제는 회사의 사활이 걸린문제다. 그러나 하드웨어를 병행해 판매할 경우는 오히려 불법 소프트웨어의 덕분에 하드웨어의 판매가 늘어나는 상황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아이보의 경우 전세계에 10만대가 판매된 대표적인 로봇애완동물이다. 아이보핵 프로그램이 이러한 매출에 얼마만큼의 도움이 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소니측의 입장은 다르다. 소니 엔터테인먼트 로봇 아메리카의 존 피아자 대변인은 “이것은 법적인 문제”라며 “이미 나와있는 아이보 프로그램의 코드를 변경하는 것은 명백한 해킹이기 때문에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고객의 입장 또한 소니와는 다르다. 아이보가 훌륭한 애완로봇이라고는 하지만, 진정한 매니아가 아닌 일반인의 관점에서 본다면 실존하는 강아지처럼 지속적인 재미를 준다고는 할 수 없다. 지속적인 재미란 제조사가 제공하는 소프트웨어가 제공하는 범위라 할 수 있는데, 아이보핵은 그 범위를 훨씬넓혀, 사용자들로 하여금 더 큰 재미를 가져다 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아이보의 경우처럼, 벌써 로봇에 대한 해킹은 시작되었다. 근 미래,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세상이 올것이다. 로봇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바라는 점은, 인간의 어두운 면과 오만함으로 인해 인간에게 해를 입히는 로봇이 나오는 불행한 일이 발생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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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아이보핵 http://www.aiboha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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