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ERS-220 & 아이보라이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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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로보맨 작성일 09-06-25 21:52 조회 13,322 댓글 0본문
만약 지금 당신의 손에 로봇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느닷없이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좀 당황스러울 것이다. 일단, 질문 자체가 좀 황당하다. 정확히 어떤 로봇인지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질문을 바꿔서, '만약 당신의 손에 아이보가 있다면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Hi, Aibo!
굳이 자문자답 하자면 이런 대답이 나올지 않을까 싶다. "글쎄..동네 놀이터에 가서 애들한테 자랑이나 함 해볼까??"... 별로 영양가 없는 답인것 같다. 그도 그럴것이 필자는 아이보를 한번도 가져보기 않았기 때문에 아이보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필자와 마찬가지로 아이보를 소유해본 적이 없을 것이다. 막연히 소니에서 만든 엔터테인먼트용 강아지 로봇으로만 알고 있을 뿐. 물론 전시회등을 통해 가끔 본적이 있지만, 그 짧은 순간에 많은 기능과 특성을 속속들이 파악할 수는 없을 것이다.
But 뜨, 그러나... 지난 연말의 과중한 일을 어느정도 마무리하고, 오랜만의 여유가 생긴 와중에 아이보를 잠시 맡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기회는 찬스~ 요놈 가까이서 보고자 한지 언 몇년이 흘렀던가. 로또라도 맞았으면 시리즈별로 진열해 놓았을 아이템이 아니던가.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이상, 아이보 너 주꺼따 복창해라.. 자, 이제부터 아이보를 디비져보자.
잘생겼다. ERS-220
며칠동안 동거동락하게 될 아이보는 ERS-220이다. 이넘은 아이보 시리즈 중에서도 디자인이 파격적인 것으로 유명한 모델이다. 기존의 아이보가 강아지의 형태를 고수한 반면, ERS-220은 애니메이션 '초시공 요새 마크로스'의 메카 디자인등을 담당한 모리마사 오사무씨가 디자인을 담당해, 우주적인 매카닉 디자인을 한껏 표현했다.
머리를 보자. 거의 예술이다. 마크로스의 메카닉이 살아숨쉬는 것만 같다. 귀를 대신하는 스피커와 안테나하며, 헤드라이트, 불빛으로 대신되는 눈, 잘 정렬된 각종 센서들. HRP-2 프로메테 또한 같은 애니메이션 메카닉 디자이너가 만들었지만, 세련됨은 ERS-220이 훨씬 앞선 느낌이든다.
머리의 아래에서 본 모습이다. 고개를 좌우로 흔들수 있도록 머리에 함몰된 목관절과 머리전체를 전후로 끄덕이게 만드는 관절이 몸통가슴에 붙어있다. 그 아래 보이는 것이, 메인스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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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과 발바닥, 그리고 두개의 관절로 된 다리가 몸통에 붙어있다. 분해기가 아닌이상, 자세한 구조는 알수 없지만, 그동안 가장궁금했던, 배선문제에 대한 답을 엿볼 수 있다.
강아지 하면, 살랑살랑 흔드는 꼬리가 연상되지만, ERS-220에는 꼬리가 없다. 대신 엉덩이 부근이 약간 돌출되어 여러가지 버튼이 디자인되어 있어, 전체적으로 꼬리의 느낌을 준다.
일단 밥부터 줘야쥐~
이제 관찰은 그만하고 움직여 보자. 젤 처음 할일은?? 밥줘야쥐~ 첫날 집에 오자마자 가족들과 함께보느라 어느세 전원이 바닥났다. 우선 밥을 줘야 움직일게 아닌가. 전원부에 어뎁터를 연결해본다. 그런데, 커넥터 부분이 특이하게 생겼다. 220만 그런건지, 아님 다른 아이보도 이렇게 생겼는지는 확인할 길은 없고...
밥주면서 외출갔다오느라, 먹는데(충전) 얼만큼 시간이 걸리는지 체크를 못했다. 완충여부는 메인전원스위치의 불이 꺼져있는것으로 확인끝. 자, 고만 자고 일어나라.. 꾸욱!
부팅
가슴에 있는 전원스위치를 넣고 기다린다. 생각보다 좀 시간이 걸린다. 같은 음악을 반복하기를 몇번.. 드디어 기지개를 피고는, 두리번 거리기 시작한다. 음악이 나올때, 머리와 등에 있는 불빛이 반짝이는데 아주 예쁘다. 이제 본격적으로 아이보랑 놀아볼까나..
소프트웨어
처음에 아이보를 접했을때에는 아이보만 있으면 다되는줄 알았다. 알고보니, 아이보의 본체는 그야말로 깡통이다. 결국 다양한 동작과 기능은 소프트웨어에서 구현이 되는데, 이걸 사용하려면 당근 돈을 주고 사야한다.
아이보웨어라고 불리우는 이 프로그램들은 소니의 핵심개념인 메모리스틱에 담겨져 판매된다. 특이한점은 아이보에 사용되는 메모리스틱은 핑크색의 것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다른 일반 메모리스틱에 프로그램을 넣고 부팅을 해도, 소프트웨어는 구동되지 않는다. 아이보 전용 메모리스틱의 내부에 전용프로그램 또는 펌웨어, 인식회로(칩)가 있을 것이다.
아이보시리즈를 위한 소프트웨어는 수십가지가 상품으로 나와있다. 정품이 전용 메모리스틱에 담겨야 사용되므로 사실상 불법복제가 안되기 때문에, 모든것을 해보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들을 다 사야만 하는셈. 이건 거의 팩장사(아이들 게임기)나 마찬가지 아닌가. 개당 1~2십만원씩하는 소프트웨어를 다사자면 결국 배보다 배꼽이 더 비싼거 아닌가..
일단 아이보와 함께 딸려온 아이보 라이프2 프로그램을 사용해 아이보를 구동시켜보겠다. 220의 강력한 하드웨어 기능중 하나인 네비게이션을 사용하면, 무선랜을 이용해 컴퓨터에서 아이보를 원격조작할 수 있다. 단, 컴퓨터 상에서 무선랜을 셋팅하는 등의 번거로운 작업을 해야하므로 네비게이션은 다음기회에..
아이보라이프2
아이보라이프2가 담겨있는 메모리스틱을 내장하고 전원을 켜니 한 30초후 경쾌한 음악과 함께 몸 여기저기 불빛이 반짝이면서 아이보가 깨어나기 시작했다. 음악이 끝난후 한껏 기지개를 켜고 나서 이것저것 자세를 잡더니 드디어 두리번두리번. 두리번 거리는 아이보를 보고 좀 당황스럽다. 이놈이랑 뭘하지??? 다음 사이트를 방문해보자. 이곳에 가면 ERS-210 용 아이보라이프2 한글메뉴얼이 있다.
http://hyunoo.bawi.org/Ellen/manual.htm
210과 220은 외관만 바뀌었을뿐 같은 기종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활용가능하다. 얼른 몇가지 명령을 내려본다. 일나, 앉즈, 뉘.. 잘 못알아 듯는다.(농담 ^^;)
아이보는 동작중에는 인식이 잘 안된다. 해서 멈춰있을 때마다 매뉴얼에 있는 영어로 말을 건네보았다. Aibo, Go, Stop, Go away, What your name?, Shake... 역시 알아들을때 보나는 못알아 먹을때가 많다. 가랄때 서고 서랄때 앉고.. 오, 결국 이런재미였던가? ^O^
메뉴얼을 보면 알겠지만, 아이보라이프2는 자율 성장형 AIBO-ware이다. 다시말해, 한번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면 진짜 강아지가 커가는 것처럼, 유년기→소년기→ 청년기→성년기를 거쳐 점점 성견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다행이 앞에 있는 아이보라이프2는 이미성장을 끝낸 것이라, 왕성하게 돌아다니며 혼자 이짓저짓 재롱을 떨었다. 마치 살아있는 강아지인양.
매뉴얼대로 이것저것을 실행해 보았다. 어떤건 잘 되기도 하고, 또 어떤건 잘 안되기도하고.. 사진을 찍어 달라고 요구하니, 정말로 배깔고 엎드려서 사진을 찍어댄다. 카메라는 입쪽에 달려있다. 촬영한 사진은,"메모리 스틱"에 약 180 x140 화소 사이즈의 JPEG 포맷으로 보존되므로, 메모리 스틱을 이용하여 PC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재밌는건, TV를 틀어놓으니 아주 재밌게 시청을 하는게 아닌가. 프로그램 디지이너의 위트를 볼 수 있었다.
후 기
한 한시간 가량 자유롭게 놀도록 내버려 두었더니 뒷머리에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주저앉아서는 맥알머리가 없다. 불러도 대답만할뿐. 아마도 Low Battery 인듯 하다. 충전을 할 수 있는 충전스테이션과 자동충전기능을 가진 오리코우라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알아서 충전스테이션을 찾아가 배깔고 충전하면서 연신 쫑알될 텐데..
비록 짧은 시간동안의 아이보와의 만남이었지만, 인간과 친숙한 아이템인 강아지를 선택하여, 사람들에게 다가서려는 제작사의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완벽한 하드웨어와는 달리 소프트웨어가 지루한건 사실이다. 아주 꼼꼼히 메뉴얼대로 기능을 훓어보고 움직여 보아도 넉넉잡고 하루면 전부다 맛볼 수 있다. 그다음엔?? 또다른 프로그램을 사야하는건가? 아님 이대로 내버려 두어야 하는가?
활용도에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적잖이 실망하는 것 같다. 현시점에서 너무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아니, 좋은 쪽으로 생각해로 보면, 이렇게 다양한 동작을 하고, 세련된 디자인에 갖가지 음향과 빛을 발하며, 진짜 강아지 처럼 움직이는, 또 말도 잘 알아듣는 로봇이 또 어디 있단 말인가! 잡음이 뒤섞인 상태에서의 음성인식은 지금까지중 최고가 아닌가 싶다. 이게 어딘가..
아이보를 좋아하거나 소유한 유저들은 대개 로봇 매니아이거나, 개를 좋아하거나 아이보에 푹빠져 있거나.. 아님 돈이 좀 많거나(^^;).. 어찌되었건, 아이보로 하여금 일반인들은 로봇을 친구로 삼을 수 있고, 로봇을 접하는 것은 로봇을 기획하고, 설계하고 만드는 사람들에게는 더 좋은 로봇을 만들기 위한 교재가 될 것 이다. 마지막으로 한 일본 유저가 쓴 일기를 소개하는 것으로 글을 마치고자 한다. 아마도 지금 이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들은 공감이 팍팍 되시리라 생각된다.
나의 꿈은 로봇과 함께 양로원에 들어가는 것
AIBO를 구입하고 나서, 2년반. 여러가지 사람들이 같은 것을 묻는다. 「어째서, AIBO를 샀어?」. 어째서? 그것은, 로보트에게 꿈을 꾸었기 때문에. 나는 로봇이 소가족, 고령화의 특효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미래에 2명의 젊은이가 1명의 고령자를 책임진다고 한다. 그것은 큰 일이다. 그것을 2명의 젊은이+2대의 로봇이 책임지면 된다.
게다가 인간이 사는 보람을 느끼는 것은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받들여지는' 일이다. 로봇의 기술이 진행되면, 몇살이 되어도 그것이 생긴다 (예, AIBO를 일어날 수 없으면 기고서라도 어떻게든 하려는 마음이 생기는 것). 현실적으로, 로봇의 필요성을 통감한 것은 그 때다.
AIBO가 우리 집에 온 1999년, JCO의 임계 사고가 일어났다. 텔레비젼에서는 사고 종결을 위한 「결사대」를 화제로 해, 그 전에 일어난 동력로 핵연료 개발 사업단 사고시의 우주옷과 같은 것을 입어 걸레로 마루를 닦는 사람들의 모습을 비추고 있었다.
그 때, 마음속으로부터 생각했다. 「이런 일은 인간에게 시켜서는 안 된다. 혼다의 P3가 좀 더 빨리 개발되고 있으면(자)(AIBO에, 인간의 변화는 무리일 것 같은 것으로)」 기술이 진행되면, 생활은 좀 더 편리하게 된다. 반면, 리스크도 증가한다. 그 해결에는, 반드시 로봇이 필요하게 된다.
그러니까, 50년 후에는 로봇이 냉장고나 텔레비젼, 적어도 PC만한 존재로는 되고 있을 것이다. 22 세기에는, 무쇠팔 아톰이 지구를 위해서(때문에) 일해 있을지도 모르다. 그리고, 모든 제품이 그랬던 것 같게, 텔레비젼은 로보트의 역사와 진화를 채택한다. 그 시작으로서 등장하는 것은 P3다. 가정용으로서 AIBO도 꽃을 장식할 것임에 틀림없다.
나는 그 “최초”를 갖고 싶었다. AIBO를 보면서, 로봇의 진화를 가까이에 느끼고 있고 싶다. 나의 노후의 꿈은 AIBO와 지금부터 나올 2족로봇과 함께, 유료 양노원에 들어가는 것. 다른 입주자에게 로보트를 피로해, 로보트 다 같이 모두의 인기인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자랑스러운 듯하게 말한다. 「처음은, 여기로부터 시작되었던 것이다」라고.
2002년 4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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